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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20일 일요일

원탁의 가족(円卓) 감상 후기... 스포일러는 없지만 투덜이 주의...


정말 이 영화를 오래동안 기다렸습니다.
올해 초 마나짱을 알게되었으니 반년정도겠군요.
아 기다리고 고 기다리던 바로 그 영화!!!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원탁의 가족(円卓)'이 오늘 부천만화박물관에서 오후 1시 상영되었습니다. 게스트로 '유키사다 이사오'감독이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무대인사했구요. 영화가 끝난 후 영화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몇몇은 아마 준비된 질문이었던 것 같고... 그에 대한 유키사다 감독의 답변은 그간 언론에서 공개되었던 말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물론 관객의 질문에 답한 것이지만, 마나짱이 300번 대본을 읽는다는 레파토리는 오늘도 등장했습니다. 다만 대본리딩시간에 대본을 들고 오지 않고도 완벽하게 대본리딩을 하는 마나짱을 보고 다른 아역배우들이 조연출에게 혼났다는 이야기(아~ 다른 아역 배우들이 엄친딸의 폐해를 절감했겠네요)와 중국식 코스요리에나 쓰일 법한 '원탁'이 '우즈하라'가에서 식탁으로 사용하게된 영화엔 소개되지 않은 설정이 새로웠네요(이건 언젠가 제가 장난삼아 이야기한 설정과 비슷하여 재밌었습니다).

그간 언론에 홍보되는 여러 영상을 접하며 마치 영화를 다 본 듯 했는데, 본편은 그보다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충분히 기대하셔도 됩니다. 다만 '마더'와 '마루모의 규칙'에서 느꼈던 감동을 기대하며 영화를 본다면 조금 밋밋한 전개에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오늘 제가 그랬거든요.

물론 고작 초등학교 3학년 여자 아이가 지브리스튜디오의 소년소녀액션활극의 주인공도 아니고 파란만장하고 드라마틱한 모험을 떠날 필요는 없지만... 예의 '평범한 것에서 평범하지 못한 평범을 뛰어넘는 감동을 이끌어내기 힘들다'는 규칙을 확인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매우 아쉽습니다.

물론 막장환타지가 난무하는 국내 드라마 설정에 비하면 영화를 감상하며 따스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만... 부천의 더운 날씨 때문인지 영화를 관람한 후 마음에 남아있는 따스했던 시간의 온기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만약 겨울에 영화제가 열렸더라면? 모르겠군요... 제가 투덜이 스머프로 변신하지 않았으려나? *_*












아마 대화면으로 마나짱의 연기를 감상했다는 것말고 크게 만족하지 못했던 이유라면...
마나짱이 연기한 '코토코'가 갖는 고민의 무게가 지금 내 나이로 판단하기에는 너무 가벼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도 난관이랄 것이 없다시피 했고, 그 탓에 '코토코'가 그런 고민을 극복했을 때 전해주는 감동도 진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 고민을 접하며 그 당시 나였다면 "아니 그것도 몰라?"라고 '코토코'에게 말했겠죠. 그리고 '코토코'는 '웃샤이 보케'라고 윽박질렀겠구요. 물론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깨우치는 것'은 분명 다르다는 것을 그 나이의 저는 몰랐을 테죠. 극의 말미에서 코토코는 분명 그 의미를 깨우칩니다.

노파심에서 강조하는데...
마나짱은 연기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마치 극중 코토코라는 아이가 실제하는 것처럼 매우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냥 대본대로 지시에 따라 연기하는 아이가 아니라, 캐릭터를 이해하고 연기하는 배우의 모습입니다. '코토코'의 모습을 보며 '마더'의 '츠구미'나, '마루모의 규칙'의 '카오루'는 찾을 수 없습니다. 오직 '코토코'일 뿐이죠.

관객의 질문을 답하던 유키사다 감독도 (특별히 연기 지시는 하지 않고) 관찰자의 입장으로 임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선지 영화를 감상하며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컨트롤러가 하나 뿐인 패미콤 게임을 하는 친구의 등 너머로 게임을 구경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물론 이것은 '유키사다' 감독의 다른 작품을 접하지 못했으니 감독 특유의 영화색일지 모르지만... 관객의 감정선을 예측하여 치밀하게 연출하여 극중 캐릭터의 연기에 덩달아 울고 웃게하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사실 마나짱의 작품을 감상하는 이유가 어여쁘게 성장한 마나짱의 지켜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마나짱의 연기에 감정을 정화시키고 싶은 마음이 더 크거든요.

분명 몇몇 가슴 찡해지는 구도는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연출의 힘이 있었을까? 의심이 듭니다. 적어도 제 감정선을 살려내질 못했거든요. 게다가 영화에서 '코토코'의 주변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좀 허술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아니 늘어놓기만 하고 마무리랄 것이 없었다고 할까요? 좀 더 긴밀하게 '코토코'와 연결했더라면 제가 투덜이로 변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노파심에서 말씀드립니다만...
마나짱의 연기는 정말 훌륭합니다. 그리고 막장환타지 국내 드라마에 식상한 분들에게도 마음이 따스해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투덜이 스머프로 감상평을 남긴 이면에는 구린 초등학교 3학년시절을 보낸 제 경험 때문일지도 모르겠군요. 기억나는 것이라곤 정말 구리게도 '푸세식 X통'에 빠졌던 같은 반 여자아이뿐이니...

그래서 이 대단한 배우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이제 곧 '하나짱의 된장국' 그리고 '2014 마루모의 규칙 SP'이 기다리고 있지요.
사실 엔탁은 그간 바닥난 마나력을 조금 채워줬을 뿐이거든요.
그래서 아직 저는 마나력이 고픕니다.
다음 작품에서 보다 더 큰 감동으로  바닥을 보이는 마나력을 가득 채워주길 기대해봅니다.

솔직히 24일 표도 예매해둔 상황이지만... 24일은 관람을 장담할 수 없군요.

*  물론 Pifan에서 '엔탁의 가족' 처음보신 분들은 제 감상평에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그런 분들에게 '아시다 마나'가 출연했던 다른 작품(연속드라마 '마더'와 '마루모의 규칙')의 감상을 권해봅니다. 특히 '마루모의 규칙'에서는 극중 캐릭터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 정말 울고 웃으며 시청했습니다. 그리고 그 마루모의 규칙을 시청 한 후에는 따스한 감정이 마음 속에 충만했었죠. 형언하기 힘든 행복감에 빠져듭니다. 하지만 '엔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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